책리뷰

[파친코] 이민진 장편소설 책 개인적 리뷰(스포o)

새벽러😆 2024. 7. 24. 02:09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책리뷰로 돌아왔네요. 
요새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해서 꾸준히 책을 읽고 있어요.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읽은 책을 고르지 않고 다양한 책을 많이 접해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생각보다 엄청 다양한 책들과 읽을 수 있었고, 책을 끝까지 읽는 경험이 흔치 않았는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독서모임 책은 이번에 처음 리뷰를 써보는 것 같아요!
사실 파친코는 유명하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읽어볼 기회는 없었는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 파친코를 접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평소에 일제강점기 책을 읽어도 주로 독립운동가와 한국의 상황에서의 책들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서의 한국인의 삶을 이야기를 알려주는 것 같아 처음 접해보는 소설 소재였습니다. 그만큼 감탄을 많이 하면서 본 책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각 등장인물에 대한 다른 설정들과 다른 선택들, 그리고 대를 이어내려오는 가족의 이야기들. 정말 모든 요소들이 흥미로웠고, 모든 삶 속에서 역사에 영향을 계속해서 받고 있는 등장인물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동시에 독서모임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면서 아 내가 굉장히 사람에게 너그러운 편인가 생각해보기도 했고, 한수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 달라 신기하기도 했어요.

토론 시간에 주로 한수의 사랑은 진실이었는가? 한수 어떤 사람인 것 같은가?에 집중을 많이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저는 한수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한수를 한줄로 표현하자면 '살기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사람'인 것 같았어요.
태어나고 나서 입양되어 원하지 않는 사람과의 혼인, 그리고 선자를 만났고,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부를 쌓기 위해 더러운 일에도 손댔던 사람. 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한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더군요.

저도 한수의 이기적인 면모가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저와 가장 많이 닮은 부분이 있어 가장 공감하며 본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이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남보다 저를 더 생각하는 사람이고요.

그랬기 때문에 한수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동의를 하며 보았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이 모습이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주었을 때, 나의 이런 선택이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한수가 선자에게 첩이 되어줄 수 없겠냐는 제안을 했을 때, 한수는 이 제안으로 선자가 느낄 배신감과 모욕감은 상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무서워졌습니다. 또한 제가 선자의 이러한 배신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은, 상황이 너무 힘들었기에 제가 선자라면 한수의 손을 잡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선자의 선택과 삶에서 중요시하는 가치를 보고나니, 정말 사람은 다 다르고 중요시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게됐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말을 꼭 조심히 할 것! 사람마다 중요시하는 가치는 다르니까요.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명 의미는 천차만별입니다. 내가 중요시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생각은 분명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할 것! 이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또 좋은 점이 인상 깊은 구절을 표시하며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어요.
덕분에 훨씬 더 남는게 가득한 독서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에 인상깊은 구절을 기록해보려고요!

 

 

  • 어린아이들은 잠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했고, 여자아이들은 국수 한 그릇에 순결을 팔았으며, 노인들은 젊은이들만이라도 끼니를 때우라고 죽을 자리를 찾아 몰래 떠났다. (파친코1 26p)
  • 한수는 선자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여자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한수는 누군가의 마음을 알고 싶을 때 질문을 많이 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말로 하고 난 후에 행동으로 확인시켜주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파친코1  66p) 
  • " 어딜 가든 사람들은 썩었어. 형편없는 사람들이지. 아주 나쁜 사람들을 보고 싶어? 평범한 사람을 상상 이상으로 성공시켜놓으면 돼. 뭐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법이거든." (파친코1  74p)

    : 한수가 한 말이었다. 이 말을 하기 전에 한수는 이런말을 했다. '일본인을 욕할 것도 없다. 언젠가 조선인들이 벌이는 다툼질을 그만둔다면, 일본을 빼앗아 일본인들에게 훨씬 나쁜 짓을 할 수 있다.'

    사실 사람의 본성은 똑같다. 나라란 너무 많은 사람들의 집단이라 한가지로 정의를 할 수도 없는 것 같다. 다 같은 사람인 것은 맞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인 것 같다.
    우리도 언젠가 나쁜짓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역사를 기억하며 우리는 절대 똑같은 짓을 저지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안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는 역사를 기억하고 항상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힘을 합쳐야한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 유 목사는 침을 삼키고 차분하게 말했다. "네 말이 맞다. 네 동생이 학교에 다니는 게 나을게야. 읽고 쓸 줄 알도록 1년이나 2년 정도라도. 교육이 제일 중요하단다. 우리나라에는 우리를 이끌어 줄 교육받은 새로운 세대가 필요해."(파친코1 190p)
  • 하지만 엄마와 큰어머니, 가장 좋아하는 큰아버지한테도 숨기는 큰 비밀은 노아가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온화하고 다정한 아버지가 감옥에 가게 두었다. 아버지가 하나님은 아이들의 기도를 아주 꼼꼼하게 듣는다고 말했는데도, 하나님은 2년 동안 노아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아가 말할 수 없는 가장 큰 비밀이 있었다. 일본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파친코1  280p)
  • 선자는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여전히 눈앞에 한수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서 빤히 쳐다보았다. 12년이 흘렀다. 그때와 똑같은 얼굴이 여기 있었다. 자신이 몹시 사랑했던 그 얼굴이었다. 선자는 밝은 달빛과 차갑고 푸른 바닷물을 사랑했듯이 한수의 얼굴을 사랑했다. 한수가 맞은편에 앉아 있었고, 선자의 눈길에 다정한 눈빛으로 응했다. 하지만 한수는 여전히 침착했고 신중하게 내뱉은 모든 말은 확신에 차 있었다. 한수는 언제나처럼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파친코1  314p)

    :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 것 같았다. 항상 침착하고 뱉은 모든 말에 확신이 차있는 모습을 난 나에게서 원한다. 그랬기에 더 정이가는 캐릭터가 한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 "내가 여기를 좋아하는 거 같지? 아니야, 난 여기가 싫어. 하지만 난 여기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 너 가난해지기 싫잖아. 창호야, 넌 내 밑에서 일하면서 잘 먹고 잘 벌었어. 그래서 이런저런 이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지. 당연한 일이야. 애국심은 그저 이념이야.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이념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잊게 돼. 그리고 높은 자리에 있는 지도자들은 그 이념에 지나치게 심취한 사람을 이용하지. 넌 조선을 바로잡을 수 없어. 너 같은 사람들이나 나 같은 사람이 백 명이 있어도 조선을 바로잡을 수 없어. 일본이 빠져나가고, 이제 소련과 중국과 미국이 이 거지같이 작은 우리나라를 차지하려고 싸우고 있어. 네가 그들과 싸울 수 있을 것 같아? 조선은 잊어버려. 네가 가질 수 있는 것에 집중해."(파친코1  362p)

    : 여기서 나와 한수의 공통점을 또 발견했다. 모든 것은 그저 이념이라는 것을. 종교와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하지만, 이러한 이념이 없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로 뭉칠 것이며 나라에 대한 결합력이 생길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나갈 것인가. 모든 지도자들을 다 믿을 수 없다면,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할 것인가.
  •  "공부만 해라." 한수가 말했다. "모든 것을 다 배워. 네 머릿속을 지식으로 채워. 그건 누구도 너한테 빼앗아 갈 수 없는 유일한 힘이야." 한수는 '공부하라'는 말 대신 '배우라'고 말했고, 노아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배움은 일이 아니라 놀이였다.(파친코2 55p)
  • "야쿠자는 일본에서 제일 더러운 사람들이에요. 폭력배들이에요. 상습범들이라고요. 가게 주인들을 협박해요. 마약을 팔아요. 윤락가를 지배해요. 무고한 사람들을 해쳐요. 최악의 조선인들이 모두 이런 폭력단 일원이라고요. 내가 야쿠자한테 돈을 받아 공부했는데 이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난 절대로 이 더러움을 씻어내지 못할 거예요. 엄마가 이렇게나 어리석다니" 노아가 말했다. "어떻게 더러운 것에서 깨끗한 것을 만들 수 있겠어요? 엄마가 날 더럽혔어요." 노아는 선자에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하는 말을 깨닫고 있는 것처럼 조용히 말했다. "난 평생 일본인들한테 내가 조선인 핏중리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조선인들이 화가 많고 폭력적이고 교활하고 속인수를 쓰는 범죄자라는 소리를 들었다고요. 평생 이런 소리를 견뎌야 했어요. 난 백이삭처럼 정직하고 겸손하게 살려고 노력했어요. 절대 목청을 높이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이 핏줄은, 내 핏줄은 조선인 핏줄이예요. 게다가 이제는 내가 야쿠자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내가 어떻게 하든 절대 이 피는 바꿀 수 없어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았어요. 어떻게 내 삶을 망칠 수가 있어요? 어떻게 그리 경솔할 수 있죠? 어리석은 엄마와 범죄자 아버지라니. 난 저주받았어요."

    선자는 그 사람들이 나쁜 짓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다른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많은 조선인이 폭력배 밑에서 일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일본 정부와 좋은 회사들은 조선인들을 뽑지 않았고, 제대로 교육받은 조선인조차 고용하지 않았다. 이 모든 사람들은 일을 해야 했고,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선자네 동네에 살았다. 그들은 일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친절하고 공손했다.(파친코2  111p)

    : 어떤게 맞는 것이었을까. 살기위해 이런 직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상황에서는 살기위해 폭력배라는 직업을 조선인은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폭력배는 좋지 않다. 답은 없지만 씁쓸해지는 구절이었다.
  • "야 삶은 고달프지만, 그래도 게임은 계속해야지."(파친코2  210p)
  • 왜 에쓰코네 가족은 파친코 사업을 그리 안좋게 생각할까? 외판원이었던 에쓰코의 아버지는 형편이 안 되는 외로운 주부들에게 비싼 생명보험을 들게 했고, 모자수는 성인 남녀들이 돈을 따려고 핀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들은 모두 가능성과 두려움, 외로움을 이용해 돈을 벌었다. 매일 아침, 모자수와 직원들은 당첨 결과를 조작하려고 기계를 살짝 손봐서 돈을 따는 사람은 적고 잃는 사람은 많게 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자신이 행운아일 거라는 희망을 품고 게임을 계속했다. 어떻게 성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겠는가. 에쓰코는 이 중요한 면에서 실패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이길지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믿어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파친코는 바보 같은 게임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았다.(파친코2  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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